일상탈출.
지금 하고 있는 공부를, 취직에 대한 압박을 뒤로한채, 잠시 쉬고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기도 하고, 가지고 있는 무거운 책임감을 훌훌 던져버리고 가방 하나 들고 비행기 티켓 한장 끊어서 해외로 튀어버리고 싶은 나의 맘.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니까 상상 속에만 신나게 일탈하는 내 삶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주는 책이 나타났다.
'바람 카페, 나는 티벳에서 커피를 판다. (파주 슈보보 지음)'
솔직히 처음에는 '티벳'이라는 단어에 끌렸다. 보나마나 외국에서의 삶을 쓴 '여행 에세이'겠거늘 하고 책을 보았지만 그런 책이 아니라는 것은 책 페이지를 넘긴지 얼마 되지않아서 였다. 홍콩인 청년과 태국인 청년이 마음을 모아 티벳 라싸에서 카페를 열었다. 어려서부터 자전거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했던 청년은 태국에서 친구를 만나고 그 친구와 티벳 라싸에서 카페를 열기로 결심한다. 가게 자리를 구하는 것 부터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 까지, 카페를 열기 까지 그들에게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 카페를 연 이후에도 여러 난관에 봉착했으나 그들은 슬기롭게, 또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지금까지 카페를 운영해나갈 수 있었다. (그러니까 책이 나왔겠지 : D)
보통 책을 읽으면 나는 그 책의 주인공에게 감정이 이입되고 주인공이 바로 내가 되어 빠른 속도로 글자를 읽기 시작한다. 마치 빙의되는 것 처럼. 그런데 이 책은 그렇지는 않았다. 저자에게 감정이 이입되기보다는 저자가 자꾸 나에게 "나는 이렇게 즐겁게 살고 있는데 너는 왜 그 자리에서 벗어나질 못하니?"하고 계속 물어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할 뿐더러 움직이고 싶어도 내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나무 뿌리에 의해 꽁꽁 묶인 나에게 어서 탈출하라는 듯이 말이다. 지금은 어쩔 수 없어. 하지만 기다려. 언젠가는 님처럼 자유롭게 인생 즐기며 살테니까.
나무 뿌리가 조금은 느슨해진 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