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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쁜 사마리아인들 (BAD SAMARITANS)
    문화생활하는 휴먼 2009. 11. 18. 14:57

     

    - 작년 무역 수업을 들을 때 작성했던 서평입니다.

     처음 이 책의 제목만을 접했을 때는 기독교 관련 도서인줄 알았다. 내가 알고 있는 사마리아인은 성경에 나온 지식이 전부인데, 성경에서 나오는 사마리아인은 비록 다른 민족들에게 멸시를 당하지만 제사장, 지식인들도 외면하고 지나쳐버린 강도에게 당한 사람을 성심성의껏 돌보아주고 그의 건강을 염려하는 착한 사람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사마리아인은 성경에서 나오는 그 ‘착한 사마리아인’이 아니다.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을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대부분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짓도 서슴치 않고 실행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이러한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비판하고 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선진국들을 가리킨다. 선진국들은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자유무역을 실행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들 역시 자유무역을 향해 관세를 인하 혹은 철폐하면서 한발자국씩 나아가고 있다며 개발도상국들에게도 이러한 방식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을 시기에 그들은 보호무역을 펼쳤다. 유가 상승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행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석유를 꺼내지는 않았다. 또한 그들이 주장하는 협상은 경제적 격차가 큰 편임에도 불구하고 평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체결하려고 한다. 말과 행동이 다른 이 사마리아인들은 제 정신일까?

     저자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개발도상국이 올라가야할 사다리를 걷어찬다고 주장하고 있다. 100% 자유무역을 통해 이득은 모두 선진국이 챙겨간다고 주장한다. 개도국의 단물을 쪽쪽 다 빨아먹은 채 말이다.


     자유 무역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개도국의 성장을 방해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말 대로 6살짜리 아들을 공장에 내보낼 수는 없다. 6살짜리 아들에게 돈을 벌어오라고 내보내봤자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구두닦이, 소매치기, 공장 노동자 일 뿐이다. 조금 더 교육 시킨다면 의사, CEO, 박사가 될 수 있다. 마치 국가의 보호 아래에서 시작하여 크게 성장한 르노, 싱가포르 항공, 노키아, 삼성처럼 말이다. 저자는 개도국들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하였을 그 때,  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말마따나 축구 경기장에서 브라질 축구 대표팀과 열한 살 딸 유나의 친구들과 축구 경기를 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하지만 그 전에 이런 경기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니까. 쇼 프로그램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다. 하지만 자유 무역은 쇼 프로그램도, 장난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지하게 일어나는 불공정한 방식에 저자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비난하고 있다.


     처음에 이 책을 보았을 때 이 사람 좀 극단적으로 말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WTO, IMF, 세계은행을 악의 삼총사라고 부르니 조금은 욱하기도 했다. (다른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WTO‘에 대해 그렇게 불렀으니까)하지만 읽을수록 풍부한 사례와 저자의 독설적인 글솜씨에 감탄하여 ’그렇지 그렇지‘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보게 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 시절 한국의 주부들이 반찬 가짓수를 줄이는 것을 경제 후퇴의 방식이라며 비난하던 ’파이낸셜 타임즈‘의 특파원은 IMF가 강요했던 재정 삭감 계획은 합리적이라고 보았다. 이 이중적인 작태는 어떻게 해석해야하는 것인가?


      저자의 생각에 나는 90% 이상 동의한다. 비록 우리나라의 1960~1970년대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공기업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것은 동의가 가지 않지만 그래도 그러한 내용은 상관없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단지 ‘부자 나라가 가난한 나라를 더 가난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악한 삼총사 중 하나인 WTO는 자유 무역 체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내부에서는 자국의 경제에 위기를 가져오기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관세 철폐를 막고 있는 사람들도 ‘나쁜 사마리아인’ 중 하나일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나는 자유 무역 체제에 동의한다. 단, 개도국이 선진국을 상대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갖추었을 때 말이다. 그 능력은 선진국과 동일한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개도국이 자신만의 강점을 가지고 있을 때, 선진국이 자신들이 밟아 왔던 그 전철에서 조금 더 나은 방향을 개도국에게 제시했을 때, 그 때 선진국이 공정하게 자유 무역 체제를 주장한다면 그 때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착한 사마리아인’들로 변해있을 것이다.






    역시 옛날에 썼던거라서 심히 오글레임... 손발을 펴주세요 제발 ...

    참고로 국제무역학과, 국제통상학과, 무역학과 등에서 이 내용을 서평으로 작성하라고 했다면, 제 서평은 안 쓰시는 것이 좋을거예요 ^.^

    이미 교수님들은 제 서평을 가지고 계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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