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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 최대의 쇼]- 리차드 도킨스, 보스몹같은 강력한 진화론자의 진화론 이야기
    문화생활하는 휴먼 2009. 12. 15. 21:30

    지상 최대의 쇼 

    딱 보면 모르고,

    저자 이름 보면
    아, 진화론 책이군 하고 느낄 수 있는 책이 나타났다 !!
    OTL ... 이거 너무 세...


    


    미리 말하자면, 난 크리스챤이다. 창조론자란 말이다.  내가 어쩌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냐고? 쉿 ! 비밀이야! 묻지마! ㅋㅋ

    선생님, 공룡은 언제 태어난거예요?

    내가 어렸을 때 이야긴데 ... 초등학교 2,3학년 정도? 벌써 12년이나 된 이야기다.(내년이면 13년전 이야기로 변한다 .. 흑)그 때도 교회다니고 있던 시기였고, 공룡에 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시기였는데, 다들 알다시피 성경책에 공룡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지 않는가? 너무 궁금했다. 아담과 하와는 언제 태어난거고 공룡은 어느시기에 있었던 것인지 말이다. 그래서 여쭤 보았다.

    "선생님, 그럼 공룡은 어느 시기에 있었던 거예요?"

    당황하시더라. 말을 못하시더라. 내가 저런 질문을 던지리라고는 예상도 못하셨을거고, 그냥 아무렇지 않게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고 일주일 후에 사람이 생겨났다라고만 생각하셨을 것이다. 결국 답은 못 들었고 솔직히 그 후로는 기독교인이지만,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고 살았다. 

    나는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미션스쿨을 나왔는데 거기도 마찬가지 였다. 생물시간에, 역사 시간에 옛날에 공룡이 살았고, 크료마뇽인이 있었고 사람이 진화했다. 라는 이야기를 흘려 말하셨다. 하긴,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다 크리스챤이니까 창조론을 믿으니 저렇게 하시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고등학생이 되었다. 고삼 수험생일 때, 내가 존경하는 전도사님(현재는 목사님)께 뜬금없이 여쭈어 보았다. 똑같이.

    "전도사님, 궁금한게 있는데 그럼 공룡은 어느 시기에 있다고 봐야돼요? 일주일이라는 텀 사이에 공룡은 언제 있었던 거예요?

    정말 궁금했고 의문이 풀리지 않은 채로 몇년을 살아왔는지 ... 생각해보니 네이버도 있었지만 그래도 전문적 식견이 있는 사람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는게 더 좋지 않았겠나? 전도사님은 말씀해주셨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 숨은 의미를 찾고 파악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하셨다. 7일을 우리가 생각하는 7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성경에 써있는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100만년 일 수도 있고, 1억년일 수도 있고, 10억년 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늘이 생기고 땅이 생기고 물이 생긴건 하루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수한 시간 아래에서 천천히 만들어진 것이라는 말이었다. 기독교적 지식, 과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특정 사물을 바라보는 통찰력까지 얻었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09년 가을, 유년부 선생님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나는 우리반 2학년 초등학생 남자애에게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선생님, 공룡은 언제 태어난거예요?"

    나의 대답, 예상이 가지 않는가?
    그 애가 내 말을 이해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살아생전에는 욕 디립따 먹던 찰스 다윈 아저씨, 든든한 아군 등장이요!!


    중학교 과학 교과서였나?  삽화 중에 이런게 있었다. 러프한 삽화였는데, 다윈이 강대상에서 진화론에 대해서 발표하고 있고, 장내에 있던 사람들은 일어서서 "말도 안돼, 그럼 우리의 조상이 원숭이란 말이오?"라며 항의하는 그림이었다.
    창조론이 서양의 사상을 통제하고 있는 그 당시에 다윈은 겁나게 욕 많이 드셨다. 2000년이 넘게 믿어왔던 내용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내용이었는데 사람들이 놀라고 항의할 만도 하다.  신문에는 찰스 다윈의 얼굴에 원숭이를 붙여서 원숭이랑 노는 삽화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토록 고생만 하다가 가신 찰스 다윈에게 든든한 아군이 등장했다.

    리처드 도킨스, 이 분 ... <만들어진 신>에서 내 심기를 살살 건드리시더니 이번에 책으로 다시 한번 크게 빵 터뜨리셨다. 철저한 진화론자인 그는 이 책에서 진화에 대한 논란, 궁금증을 모두 해결해주겠노라 호언장담했고 정말로 우리가 가졌던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비록 사전지식이 있어야 이 사람의 글이 이해가 가긴 하지만 말이다. 

    비록 그 문제를 풀어주려는 방식은 좋은데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말이다..
    역사 부인주의자들이 이 책을 꼭 읽길 바란다는 리처드 도킨스, 은근히 내 심기를 살살 건드린다. 말이 역사 부인주의자지, 이거 거의 역사 부인주의자라고 쓰고 크리스챤으로 읽는 것 아닌가? 크리스챤은 나잖아!! 오냐 한번 덤벼봐라. 신나게 까주마. 라는 심산으로 읽기 시작했고, 한 장 한 장 넘어갈수록 '어? 내 생각이랑 비슷하네?'와 '아, 이런 이유도 있군', '오 신기해!!'라고 느끼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집에 있는 햄스터가 100만년 전에도 햄스터였을리는 없다. 분명 비슷한 뭔가가(도킨스 박사는 알고 있겠지만) 살아가면서 환경에 맞게 최적화시키며 후손을 낳고 번식하다가 우리집에 있는 햄스터처럼, 등은 잿빛이고, 눈썹과 배는 하얗고 쓸데없이 경계심만 높은 작은 햄스터로 변한 것일 거다. 덩치가 컸던 녀석이라면, 포식자들에게 먹히기 않기위해 몸집을 줄였을 것이고, 재빨라졌을 것이고, 꼬리도 짧아졌을 것이다. 원래 골고루 다 먹던 녀석이 건조 지방에서 살게 되면서 물이 없어도 약간의 수분만 있으면 살 수 있는 모양으로 변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모습을 지니게 되었을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러한 생각을 더 자세한 증거를 대며, 철저한 논리를 대며, 자신의 주장을 소신있게,  냉정하게 그리고 유머러스하게 이 책에서 펼친다. 근데 자꾸 역사 부인주의자(라고 쓰고 크리스챤으로 읽는다)를 놀림감으로 만들어서 좀 그렇지만...

    내가 제일 기분 더러워했던, '원숭이는 우리의 조상'이다 라는 말. 진화론에서 이 말이 제일 싫었다. 인간이 우월하다..라는 의미도 있지만  제일 싫어하는 동물이 유인원인데 그것과 닮았다는게 정말 기분 나빴는데, 기분이 좀 풀렸다. 오해였더라. 당최 누가 저런말을 한 것일까? 진짜로 다윈이 저런 말을 하긴 한 걸까?? 이 책에서 비록 인간과 유인원 사이의 공통 선조는 같을 수 있으나 원숭이가 우리의 직접적인 조상이 될 수는 없다는 말을 들으니 좀 개운했다. 그래도 내가 원숭이랑 조상이 같은건 달갑지는 않지만.



    '진화'에 대해 의문을 가진 자, 동조하는 자 일단 이 책을 한번 보자

    처음에 이 책을 보았을 때, 욱했다. 이건 크리스챤을 대놓고 놀림감으로 이리저리 가지고 놀 모냥새로 비춰졌으니.  어쭈 이것 봐라, 오냐 나랑 한번 붙어보자. 라는 심산으로 읽었다. 하지만 책장을 하나하나 넘기며 저자의 글을 읽는 나에게 슬금슬금 저자에 대한 나의 연민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오, 주여... OTL

    리처드 도킨스는 참 억울했나보다. 하긴 좀 그럴만 하다.  방송에 나와서 하는 인터뷰에서 자신을 또라이로 만들지 않나, 미치광이로 만들지 않나, 거짓말쟁이로 만들지 않나... 열받을 만도 하다. 그러니까 6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내어 엄청난 편견과 맞서 싸우려고 하는거지.

    난 이 저자의 글에 95%는 동의한다.  생명체가 진화한 것은 맞다. 
    당신들이 집에서 예뻐라하는 강아지, 몇 천년 전에는 산에서 서식하는 늑대였을 수도 있다.

    좀 앞뒤 꽉꽉 막힌 성서근본주의자분들은 진짜 세상이 '7일 만에 생겼다'라고 믿는데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님의 시각에서는 7일일 수도 있지만,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그 7일이 아니라는데 왜 자꾸 그러는겨~~ 
    하나님이 비록 완벽하다고는 하나, 세세하게 우리의 머리칼, 손톱, 지문, 췌장, 위장, 소장, 신장을 한번에 구성하셨을리는 없다. 얼마나 복잡한데 ...위대하신 분이라는 것은 잘 알지만  7일 만에 모든걸 툭툭 만드셨을리는 없다. 한번에 못 만든다. 자신의 형상을 닮은 인간을 만드셨지만, 그러면 동물이랑 식물은 ?? 하나님이 미리 한번 만들어보고 실패작은 폐기하고 성공작을 세상에 내보내실리는 없다. 모든걸 사랑하시는 분이니까...  

    근데 그 시초, 그러니까 맨 처음에 대해서는 난 이 박사님과는 의견이 다르다.
    누가 이렇게 진화를 할 수 있게 만든 껀덕지를 제공했냐는건데 ... 난 '하나님!' 이라고 생각하련다!  


    이게 과학과 종교가 갖는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좁혀질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좁혀지지 않을 그 거리 ^^;
    어쩌겠는가, 추구하는 목표가 다른 것을 ..


    뭐, 죽어봐야 아는거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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