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님의 만화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봤다.
순정만화, 미심썰, 26년, 그리고 그대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2차 창작물이라고 불리우는 것 (영화, 연극)은 기회가 없어서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카드의 길(?)을 포기한 날, 연극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ㅜㅜ
나의 친구 박양의 어머님이 "연극 보려면 빨리 대학로로 와 ~ 표 두장 있어"라는 말 한마디에
밥먹으러 종로로 가려던 나의 발길을 혜화로 인도하셨다 ㅜㅜ !! 할렐루야!
노인들의 사랑을 다루었으니 중년층이 대다수일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내 또래의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입에 욕을 달고사는, 귀가 조금 안 좋으신, 그리고 위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는 우유 배달원 김만석 할아버지
가족도 없이 이름도 없이 폐휴지를 수거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송씨 할머니
치매에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모든 희생을 감수하는 장군봉 할아버지,
남편과 아이들을 항상 그리워하는 조순이 할머니.
한쪽에서는 젊은 사람들의 사랑처럼 풋풋한 사랑이, 한쪽에서는 50년간 사랑한 부부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연출된다.
연극 초반에는 김만석 할아버지의 쌍욕더분에 재미있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끝까지 씨부X, 니X럴, 등등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욕쟁이 할아버지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퉁명스럽게 굴면서 한편으로는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너무 좋아했다.
게다가 정말 만화책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강태기님이 김만석할아버지 역할을 맡으시니 실제 김만석 할아버지가 내 앞에 계신 것 같았다 !
하지만 재미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우리가 노인들에 대해서 얼마나 생각해보았을까?
우리가 과제한답시고 방안에 틀어박혀 하라는 과제는 안하고 새벽까지 웹서핑이나 하다가 새벽에 참을 청할 때,
그 분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계셨을까?
우리가 친구들이랑 논답시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음식 사진이나 찍어댈 때, 그 분들은 무얼 드시고 계셨을까?
어떤 의미에서 사회의 마이너리티로 여겨지는 그분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몇십년 전에는 우리와 같은 젊은 청춘이었는데
왜 사람들은 노인은 다르다고 생각을 할까?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장군봉 할아버지의 자식들을 보며, 저러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 나도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저러고 있지는 않았나하고 생각해보았다 ...
앞으로 잘하자
효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