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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What I Wish I Knew When I Was 20) - 그러게나 말이예요
    문화생활하는 휴먼 2010. 6. 9. 11:30

    고삼수험생일 때 나의 과외 선생님께서 (지금은 나의 대학 선배이신 J오빠) 우리가 수능을 잘 치길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에게 선물을 하사하셨더랬다. 특대형 허쉬 초콜렛과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것 뭐 이런 류의 책을 선물해주셨는데 당시에는 참 잘 읽었다. 친구들에게도 추천하고 아직 10대인 동생에게도 추천하고 수능이 끝났을 때는 하루에 몇번씩 읽기도 하고 말이다... 아마도 10대의 마지막 겨울에 20대를 맞이하는 그 기대하고 두려워하던 마음을 그 책이 더 불타오르게 했거나 더 큰 환상을 심어주게 해서가 아닐까 싶다.



    '내가 이십대가 되면 장학금을 받아야지'
    '내가 이십대가 되면 프랑스어 자격증을 따야지'
    '내가 이십대가 되면 프랑스 여행을 다녀와야지'
    '내가 이십대가 되면 공모전에서 수상을 해야지'
    '내가 이십대가 되면 토익 점수를 900점 이상으로 끌어올려야지'
    '내가 이십대가 되면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야지'





    20, 21, 22, 그리고 23 ...
    햇수로는 20대가 된지 4년이 되었는데 솔직히 저기서 이루어진 것은 반의 반도 채 되지 않는다.
    남들이 보기에는 말 그대로 '상루저'의 인생을 살아왔다고 보면 되겠다.
    그래서일까... 예전에 신나게 읽었던 저 책을 읽기가 두려워지고, 책장에 진열되어 있는 것 조차도 보기 싫다.
    내가 원하던 성과를 아직까지도 이루어내지 못한 'loser'라는 것을 그 책이 나에게 더 확실히 인지시켜줄까봐 말이다.



    그래서 솔직히 ...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쉽게 읽을 수가 없었다. 읽기가 어려웠다. 두려웠다.
    지나간 스무살 시절에 하지 못했던, 그래서 아쉬웠던 것을 후회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니까.


    그래도 '지금이라도 보는게 어디야'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쳐보았다.

    책에는 내 또래, 나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은 사람, 그리고 유명인사들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들이 특정 상황에서 어떠한 기지를 발휘하여 난관을 헤쳐나갔는지,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여 원하는 바를 이루어냈는지 우리에게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한 가지 답을 제시해준다.



    "너 스스로 허락해라"



    남들의 조언을 경계하고, 너 스스로 답을 생각하고 결정하라는 뜻이다.
    실패해도 니가 선택한 길로 갔기에 그러한 결과가 있는 것이고 니가 선택했기에 남탓하지 않을 것이고 그 실패로 분명히 얻어지는 것이 있을 것이고 그것이 너를 빠르게 성장하게 해 줄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내용은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 맞았다.
    그러게나 말이예요. 그 때 알았으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죠... 

    그렇지만 지금 알아도 늦지 않을 내용이었기에,  책을 읽을 때 괴로움이 없었고, 그 점이 나를 위로해주지 않았나 싶다.

    23살은 참 어린 나이다. 10대가 본다면 상당히 '늙은 나이인 어른(?)'으로 여길테지만 23살인 내가 바라보는 나는 '아직도 애'다.
    그래서 남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혼자서는 특정 일에 대해 결정하지 못하며, 항상 고민하고 끙끙 앓기만 한다.
    왜? 남들이 내 결정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할까봐 겁나니까.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둬라.
    걔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곳까지 가본 적이 없다. 또 갔다치더라도 당신이랑 다른 방법으로 갔다.
    길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길은 많다.



    이렇게 미래는 밝고 우리들은 아직 젊다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하지만 솔직히 지금도 겁은 난다.
    하지만 내가, 우리가 '어른'이 되려면 이 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


    그렇기에 부디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통해 아직은 젊기만 한 인생에 작은 변화라도 일어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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